심층 분석

[심층 분석] "평생 기아 싫어할 것"....어라?

heroesdatalab 2026. 2. 25. 16:38

안녕하세요, 히어로즈 연구실입니다.

 

오늘은 KBO 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짠한(?) 밈 중 하나인 이정후 선수의 "평생 기아 싫어할 것" 밈에 대해 아주 진지하고도 유쾌하게 파헤쳐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 이종범 선수의 일로 인해 눈물을 훔치며 뱉었던 그 귀여운 한마디는, 훗날 그가 리그를 폭격하는 타자로 성장하면서 "기아전만 되면 분노의 스윙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로 발전했죠.

 

자, 그럼 과연 이정후 선수는 진짜로 기아 투수들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았을까요? 히어로즈 소속 10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들만 분석해보았습니다. 

 

(오타 및 잘못된 정보, 말투 등 피드백은 적극 수용하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역시 바람의 손자, 기아를 폭격했다!"... 음??

먼저 표에 나와 있는 이정후 선수(당시 키움 소속)의 KIA 통산 상대 기록을 살펴보겠습니다.

  • 경기 수: 95경기
  • 타석/타수: 431타석 377타수
  • 안타: 125개 (홈런 8개)
  • 타율: 0.332
  • 출루율/장타율: 0.402 / 0.467
  • OPS: 0.869

기록만 보면 "와, 역시 복수심에 불타올랐구나!" 싶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95경기에 나와서 안타를 무려 125개나 때려냈고, 타율은 3할 3푼을 훌쩍 넘깁니다. 타점도 58개나 올렸죠. 이 정도면 기아 투수들 입장에서는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식은땀이 흐르는 '공포의 대상'이 맞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사실을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정후 선수는 KBO 리그 통산 타율이 무려 0.340에 달하는, 그야말로 '타격 기계'이자 '외계인'이라는 점이죠.

 

잠깐, 다시 표를 볼까요? 기아 상대 타율이 0.332입니다. 출루율 0.402? 통산 출루율보다 오히려 살짝 낮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OPS 0.869 역시 이정후라는 이름값을 생각하면 "특별히 기아를 만나서 미친 듯이 쳐댔다"기보다는, "그냥 평소의 이정후가 평소처럼 야구를 잘했다"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평생 기아 싫어할 것"이라는 밈은 팬들의 재미있는 상상력이 더해진 것이지, 실제 기록을 보면 이정후 선수는 기아라고 해서 특별히 분노의 스윙을 한 게 아니라 모든 팀을 공평하게 두들겨 팼다는 팩트가 증명되는 순간입니다. 그는 그저 야구를 너무 잘하는 선수였을 뿐입니다! 


2. "오히려 진짜 기아를 싫어한 건 이 사람들이 아닐까?" 반전의 통산 기록들

이정후 선수의 기록이 '평범하게 뛰어난(이정후 기준)' 수준이었다면, 이 표에서 진정으로 기아를 상대로 펄펄 난, 진짜 '숨은 기아 킬러'들은 바로 위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표본은 작아도 임팩트는 강렬하다, 윤석민!

가장 상단에 있는 윤석민(KIA 아님 주의) 선수의 기록을 보십시오.

  • 8경기 34타석 타율 0.400 / 출루율 0.441 / 장타율 0.533 / OPS 0.974

비록 8경기라는 아주 적은 표본이긴 하지만,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4할의 타율로 안타를 쳐내고 OPS가 1에 육박합니다. 이쯤 되면 기아 마운드에서는 이정후보다 윤석민 선수가 나오는 게 더 두려웠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이분도 어릴 때 기아한테 서운한 일 있으셨나요?"라고 묻고 싶어지는 맹타입니다.

진정한 '기아 킬러'의 등장, 서교수 서건창!

하지만 이 표의 진정한 주인공은 2번에 위치한 서건창 선수입니다. 기록을 한 번 자세히 뜯어볼까요?

  • 경기 수: 52경기 (적지 않은 표본!)
  • 안타: 66개
  • 타율: 0.351 (이정후의 0.332보다 높습니다!)
  • 출루율: 0.430 (이정후의 0.402보다 높습니다!)
  • 장타율: 0.479 (이정후의 0.467보다 높습니다!)
  • OPS: 0.909 (이정후의 0.869를 가볍게 누릅니다!)

세상에, 이 엄청난 비율 스탯들이 보이시나요? 52경기라는 충분한 표본 속에서 타율 3할 5푼을 넘기고, 출루율은 4할 3푼에 달합니다. 치면 안타요, 안 치면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는 뜻입니다. 타격의 종합 지표라 할 수 있는 wOBA 역시 서건창 선수가 0.408로 이정후 선수의 0.386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 표만 놓고 보면, "평생 기아 싫어할 것"이라고 일기장에 몰래 적어둔 사람은 이정후 선수가 아니라 서건창 선수가 아니었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마저 듭니다. 서교수님 특유의 타격폼으로 기아 투수들의 혼을 쏙 빼놓았던 시절의 위엄이 데이터로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습니다.


⚾ 요약 및 결론

이번 분석을 통해 우리는 야구 밈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1. 이정후의 "기아 혐오설"은 사실이 아니다. 그는 그저 원래 타율 3할 4푼을 치는 야구 천재일 뿐, 기아를 상대로 특별히 버프를 받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본인 통산 평균에 수렴하거나 약간 낮은 평화로운 기록이다.
  2. 진짜 기아 투수들을 밤잠 설치게 한 악몽은 따로 있었다. 4할 맹타를 휘두른 윤석민(단기 임팩트)과, 타율/출루율/장타율/OPS 모든 면에서 이정후를 압도한 서건창이야말로 이 표가 증명하는 진정한 호랑이 사냥꾼이었다!

야구는 역시 기록의 스포츠이고, 이렇게 데이터를 뜯어보며 밈과 현실을 비교해보는 것이 야구를 즐기는 최고의 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히어로즈 연구실은 다음에도 흥미로운 데이터로 돌아오겠습니다. 구독과 공감은 영웅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